나의 이야기
이보게 친구
세상과 연애하다
2008. 10. 28. 21:45
이보게 친구
가을 여행이나 떠나세.
산천 구비구비 오색 단풍 춤을 추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리
축복된 선물 한번 마음 껏 받지 못하는가?
노란 은행잎 지는 나무을 보면
황금비 내리는 것 같아 흐뭇하지 않던가?
샛노란 황금 들녁을 보면
마음 가득 곡식이 쌓이지 않던가?
어쩌다,
가을빛 노을이 지는 해질녁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그리움이 차다 넘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 하나쯤 가슴에 묻어서 이련가
지난 날 진한 삶의 애뜻한 추억을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이련가?
이보게 친구
성성한 두 다리로
아름다운 이 가을을 몇 번이나 맞겠는가?
덤으로 20년이나 길어진 수명인데
좀 쉬었다 간들 어떠겠는가?
가평 아침 고요 수목원도 좋더이
호남선 기차 타고 들판을 가로 지르는 것도 좋더이
관악산 산등성이 따라
타고 오르는 것도 좋더이
멀리만 가서 장땡인가
마음을 쉬고 마음을 비우고
비운 마음을 가을로 채워 가는 것이 중요하지
이보게 친구
하던 일 잠시 뒤로 하고
가을 여행이나 떠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