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매너는 어디 갔지?
우리 동네 목욕탕 주인이 바뀌었다.
실내 환경이 바뀌어서 주인 바뀐 걸 알게 되었다.
스킨, 로션이 철재 박스 속에 잠겨져 있었다.
빗도 끈으로 다 묶여져 있고, 드라이기도 100원 동전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게 바뀌었다.
수건도 자유로이 쓰던 걸 2장씩 배당을 주었다.
왜 이렇게 잠궈 놓고, 묶어 놓았는지 일하는 아주머니께 물어 보았다.
손님들이 훔쳐가서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이 말을 듣고 순간 아주 불쾌했다.
고객을 못 믿는다?
목욕탕은 고객이 심신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서비스 장소를 제공하는 것
아닌가?
탕에는 이런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팩을 하고 탕에 들어가지 마세요.
빨래를 하지 마세요.
사우나실에 빨래를 널지 마세요.
분홍색 바탕에 검정 글씨로 멀리서 다 보이게 크게
써서 여기저기 붙여 놓았다.
옆에 있는 딸이 내게 말했다.
“ 엄마, 열탕의 효능, 효과에 대해서는 글씨가 너무 적어 안 보이는데,
마세요, 마세요 글씨는 저렇게 크게 써서 붙인 걸 보면 주인의 서비스 정신은
완전 빵점인가봐.
저 문구 손님을 위한 거 맞아?
난 맞장구를 쳤다.
이왕 마세요, 마세요 할 거면
때 밀지 마세요. 맛사지 받지 마세요. 입장하지 마세요. 어때?
우리는 폭소를 터뜨렸다.
주인이 바뀌었으면, 물 안 나오는 샤워기를 수리하고, 너덜너덜한 사우나실을 보수하고, 손님들의 불편 사항을 체크해서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동네 목욕탕이지만 그 공간에서 고객이나 주인이나
글로벌 매너를 갖출 수는 없을까?
씁쓸한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