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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운명을 겁시다.. 본문
루 거스트너. 그는 쇠퇴하던 IBM을 회생시킨 주역입니다. 최고경영자에 취임하던 해 적자규모가 80억달러로 예상됐고, 그런 상태로 생존자체가 불투명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IBM을 회생시켰습니다.
그가 쇠퇴하던 IBM을 회생시킬 수 있었던 것은 고객들이 갑자기 IBM제품을 많이 사줬기 때문은 아닙니다. 대대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해법을 찾아냈기 때문도 아닙니다.
회사의 관리자들이 고객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회생할 수 있었습니다. 루 거스트너가 취임한 이후 관리자들은 고객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들었고, 고객을 도울 수 있는 지혜를 찾아냈습니다.
그가 IBM을 회생시키기 위해 택했던 전략이 있습니다. ‘강한 포옹전략’(Operation Bear Hug)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간단했습니다. IBM의 임원 50명이 3개월 안에 IBM의 가장 큰 고객을 각자 5명이상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고객과 만나 제품을 팔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 대신 그들은 고객의 고민과 그 고민을 해결하는데 IBM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객으로부터 들어야 했습니다. 임원들은 똑 같은 양식으로 200개가 넘는 보고서를 거스트너에게 직접 제출해야 했습니다.
거스트너는 경영진들에게 ‘강한 포옹전략’의 일환으로 만난 고객들로부터 획득한 정보를 짧게 써내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는 경영진들이 제출한 모든 보고서를 하나도 빼지 않고 모두 읽었습니다.
거스트너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하고 있습니다.
“내가 모든 보고서를 다 읽는다는 사실은 경영자들 사이에 상당한 동요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모든 보고서를 다 읽는다는 것을 알게 된 임원들의 행동은 그 즉시 달라졌습니다. 이후 고객과의 만남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빠른 속도로 개선됐습니다.”
IBM은 ‘강한 포옹전략’을 통해 입수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이 전략을 통해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수많은 과제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거스트너는 회의주제가 마케팅이든, 연구개발이든, 유통망 개선에 관한 것이든 상관없이 똑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지금 고객들이 우리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입니까?”
처음에는 많은 관리자들이 그 질문에 당황했습니다. 그들은 거스트너가 모든 일에 왜 고객을 연관시키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고객에 대한 거스트너의 끈질긴 관심은 회사를 점차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IBM은 시장에서 고립되지 않을 수 있었고, 교만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바깥세상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대브 팻나이크가 쓴 ‘와이어드’서)
새 내각이 출범했습니다. 40대의
새로 임명됐건, 유임됐건
소장수의 아들로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 하면 된다는 용기를 20~30대에 주고 싶다지만 좀체로 풀리지 않는 실업자 문제가 그렇고, 거래가 완전 중단되다시피한 부동산, 미분양아파트 문제가 그렇습니다. 현안이 돼 있는 경제의 매듭을 풀지 않고서는 소통도, 통합도, 친서민도,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랍니다.
계층간 빈부격차를 비롯해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문제만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서민, 상생문제를 풀려다 촉발된 반기업정서의 확산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도 그렇습니다. 시기를 놓치면 그만큼 부작용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 총리가 해야 할 일은 이처럼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특히 경제부처 장관들의 경우 대부분 유임됐지만 다시 출발하는 자세로 국정에 임해야
새로 중책을 맡게 된 내각, 또 계속 같은 자리에 머물며 국정을 이끌어 가게 된 내각에게 루 거스트너가 택했던 ‘강한 포옹전략’(Operation Bear Hug)을 권합니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민을 어떻게 도울까하는 기본원칙이 흔들리면 실패한 정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계층 간 얽히고설킨 문제들, 대기업-중소기업간 해결해야할 매듭들이 국민들을 포옹하지 않으면 풀릴 수 없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현 정권에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냉정한 자세로 이에대한 해법을 찾아내기 바랍니다. 그러기 전에는 꼬여진 실타래가 절대로 풀려지지 않습니다. 친서민, 중소기업 육성에 못지않게 중산층과 대기업과의 소통에도 역량을 집중하기 바랍니다. 이 부분에 소홀하면 꼬여진 실타래는 절대 풀리지 않습니다.
국가라는 조직은 수천, 수만개의 노를 가진 큰 배와 같습니다. 이 큰 배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일사불란하게 같은 방향을 향해 노를 저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루거스트너가 고객의 마음을 읽듯이 새 내각이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기를 권하는 것입니다.
새 내각이 정책의 우선순위를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현안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잊어서 안 될 것이 있습니다. 경제가 순항하지 못하면 정치도, 민생도 결국 더 꼬여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기업가정신(企業家精神)입니다. 이 부분이 망가지면 경제는 활력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경제란 10대 소녀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얼굴을 붉히고 도망가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정권의 반기업정서 문제와 관련해 이런 예를 들어 직격탄을 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그가 임명했던 장관들중에는 10대 소녀들이 얼굴을 붉히고 도망갈 수도 있는 말을 심심찮게 쏟아냈습니다. 해야 될 말, 좀 더 심사숙고한 끝에 해도 될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습니다. 그래서 부분적으로 기업과의 소통 통로가 막히는 듯 하기도 했습니다.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버니 가슴이 아프다는 말, 매출에 대비해 종업원 고용숫자를 정해 버리는 판단. 이같은 말을 들으며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마치 미키마우스가 사람들에게 디즈니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이 재미없다고 말한 셈이 된 셈이죠.
성공한 기업이 폄훼되는 사회에서 기업가정신이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시장의 룰이 깨지지 않는 선에서 공정거래를 유도해 줄 것을 주문합니다.
시장이란 이따금 자전거도 피하고 행상들도 피해야합니다. 움직이는 모두가 불시에 만나는 곳이 바로 시장입니다. 생선 좌판은 기본이고 펄펄 끓는 순대국밥이나 칼국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온통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으로 가득합니다. 그렇게 시장은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살아 움직이는 곳입니다.
친서민,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문제는 당연히 풀어야할 과제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인위적으로 무리하게 풀려다보면 도랑도 제대로 치지 못하고, 가재도 놓치기 십상입니다.
리더나 지도자는 세상보다 한 걸음 앞장서 가야 합니다. 시대보다 한 걸음 앞장서 나가기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정책은 그만큼 신중해야 합니다.
빌게이츠가 연차회의나 분기별 전략회의에서 자주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운명을 겁시다.”
새 내각이 “국민들이 지금 정부에 하고자하는 말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해법을 제시하는데 운명을 걸고 첫날을 시작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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