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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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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발자취/전국지방의료원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 조치를 보며

세상과 연애하다 2013. 6. 3. 14:56

 

                                                         전국지방의료원 연합회 사무총장 정홍자

 

어느 병원장 모임에서 지방의료원장이 던졌다는 말이 생각난다. “ 민간병원이 공공의료 한다고 팔 걷어붙였는데 대소변 묻은 노숙자나 행려환자들도 공공의료원들이 하는 것처럼 길에서 모셔다 목욕시키고 치료해서 사회복지협의체와 연결해 사후 관리까지 하겠다는 말인가?” 라고 했더니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는 웃지 못 할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게 바로 공공의료의 역할이고 지방의료원에서 하는 일이다.

 

그런데 5월 29일 경남도는 103년 역사를 지닌 진주의료원 폐업을 선언했다. 진주의료원의 경영 누적적자와 강성노조로 경영이 회생 불가능하여 폐업을 선언한다고 했다.

 

국가의 보건의료체계는 경영적자나 강성노조로 무너질 일도 아니고 무너져서도 안 되는 일이다. 이는 제도를 개선하고 혁신을 하면 되는 일이다.

 

진주의료원의 폐업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방의료원의 근본적 문제를 되짚어 본다.

 

 

첫째, 지방의료원은 공익적 공공적 부분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적자가 난다. 지난 구미 불산 사고 현장에는 경상북도 김천, 안동, 포항 의료원이 조를 짜서 현장에 투입되었다. 사고 현장에 투입된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은 의료원에서 지원했다. 또한 지역별로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onE-STOP 서비스도 지방의료원에서 한다. 운영에 따른 정부의 재정지원은 미비한 수준이다. 민간병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각종 공공의료 사업은 지방의료원이 도맡아 한다.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째, 병원은 병을 잘 고치는 명의가 경영을 좌우한다. 지방의료원은 보건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지나 취약지역에 주로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의료원의 의사, 간호사 확보는 법과 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적 인센티브 없이는 구인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요즘 남자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자를 공중보건의료인에 포함하여 공공의료기관에서 군대체 복무를 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바로 이런 제도 개선으로 의사, 간호사 인력난을 풀어나가야 한다.

 

셋째, 이제는 지방의료원의 강성노조라는 이미지도 벗어야 할 때이다. 21세기는 감성시대이다.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 되어서는 살아 날 수가 없다. 경영이 어려울 때면 직장을 살려내기 위한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 시끄러운 집안은되는 일도 없지만, 이웃에게 외면당한다. 노사간의 경직된 갈등 구조 속에서는 자율적 경영이 어렵다. 이제는 양보와 타협을 통해 CEO와 함께 의료원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을 때이다. 곧 국민의 지지가 힘의 동력이 아닌가?

 

넷째 : 경영의 책임 또한 합의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공공성과 공익적 의료서비스의 역할과 기능에 따른 재정은 누가 얼마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국가는 지방정부로, 정부는 의료원으로, 의료원은 공공의료에 떠넘기고 노조는 정부로부터 당연한 지원을 기대하며 떠넘기는 지금의 현실에서 경영정상화는 꿈일지 모른다. 서로의 책임과 한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다섯째 : 의료수입으로는 적자를 면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의료수가는  의료원가의 70%라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특히 지방의료원은 적정진료를 선도해야 하는 역할도 있다. 특진, 비급여 환자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지방의료원 중에서 적자 폭이 적은 곳은 의료외수입 폭이 커서이다. 즉 장례식장, 매점, 주차장 등의 수입으로 의료적자를 상쇄하고 있는 형편이다.

 

여섯째: 지방의료원은 예산과 의사결정 구조로 시설장비 등 사회변화에 더디게 대처하고 있는 형편이다. 요즘 우리 지방의료원의 의료장비는 수백억원의 국비를 확보하여 상당수준 높아졌다. 그러나 전자챠트(EMR) 시스템 구축 등은 민간병원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IT 강국답게  정보시스템 구축이 하루빨리 구축되길 희망한다.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를 보면서 공공병원의 존재의 이유는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 낸 것 같다. 특히 전국민이 지방의료원의 역할과 기능에 학습하는 효과는 높았다.

그러나 이대로 갑론을박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자성과 함께 비전을 그려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진주의료원 폐업사태의 교훈을 통해 부디 우리나라 공공의료 발전에 디딤돌이 되어 의료사각지대에 희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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