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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지방의료원은 종이차트 써야 하나 본문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사무총장 정홍자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갑자기 공공의료가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체계를 보면, 중앙에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있고, 권역별로는 3차 종합병원급인 대학병원, 그리고 지역사회 거점병원으로서 종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방의료원이 있으며, 기초 단위에는 보건소가 있다.국립대 병원이나, 대학병원은 3차 종합병원이라는 명성과 함께 물리적 환경이나, 의료장비, 시설, 보건의료 인력이 최첨단으로 갖추어져 있음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가장 일선에서 지역 주민들과 호흡하며, 민간이 기피하는 취약계층 진료 및 의료서비스의 불균형 해소를 통해 국가 의료안전망 역할을 하는 지방의료원의 형편은 다르다. 진주의료원 사태에서 불거졌듯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정부는 국가보조금 없이는 의료원을 신축도, 이전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설투자, 장비 구입하나 할 수 없는 형편이고, 또 얼마나 낙후됐는지 낱낱이 드러났다. 이에 지난 4월말 정부 1차 추경예산을 심의하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지방의료원의 숙원사업인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 도입 등을 위한 의료정보화 사업예산으로 115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이면 34개 의료원 중 19곳이 종이차트 대신 EMR을 도입할 수 있다.순간 간절하게 EMR 예산을 기다리는 원장님들의 하소연이 머리를 스쳐갔다. 농촌 지역이라 간호사를 어렵게 뽑았는데 “종이차트 쓰는 병원이 어디 있냐”고 비웃으며 가버렸다는 의료원. 취약지역에 젊고 유능한 의사를 초빙했는데 종이차트에 기록하는 걸 보고 발길을 돌렸다는 의료원. 신축 이전해서 근사한 의료원인줄 알았는데 종이차트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시스템이 낙후되었다는 환자의 말에 기죽는 직원들. 이렇듯 하소연도 각양각색인데 그나마 이제 2년에 걸쳐 해결되겠다 싶어 안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5월 7일 국회 본회의가 끝난 이후 예산서를 보니 115억5000만원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대체 누가 이렇게도 현장 파악을 못하고 탁상공론에 숫자놀음만 하는지 궁금하다. IT강국 대한민국에서 국가 정책병원인 지방의료원이 지금의 예산이라면 2020년이 되어야 전체 의료원에 EMR이 도입된다. 2020년까지 EMR 도입을 기다려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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