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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초원의 기차 여행
초원 기차 여행 정홍자 강기슭 그린아나콘다처럼 길고 육중한 기차가 꿈틀꿈틀 굼뜨게 초원을 가로지르며 철로에 미끄러지듯 끼이익 소리 한번 치더니 다르항 기차역에 멈춘다. 시베리아의 푸른 눈이라 불리는 수정처럼 맑은 바이칼호수의 신성한 기운 온 몸에 휘감았다 ‘좋아라’하던 들뜬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시베리아 열차 469Km 다시 버스로 356km 꼬박 하루하고 반나절 국경을 넘어온 우리는 푹 절여진 배춧잎처럼 휑한 눈과 축 져진 몸으로 울란바토르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또다시 230km 대장정의 달콤한 여행의 고행길 무심한 마음으로 오른 초원 기차는 시들해진 마음에 초록빛 물들 때 흥얼거림의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꼬불꼬불 긴 기차 앞머리가 흐느적흐느적 초원을 가르며 지날 때면 먼 구릉지와 맞닿은 파아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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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28.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