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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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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길

세상과 연애하다 2011. 9. 15. 08:35

지인이 보내 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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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길

 
윤창중/논설실장대한민국 IT영웅(英雄) 안철수 박사께! 한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고심중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불덩이처럼 치밀어오는 ‘너마저’라는 당혹감과 실망감, 그리고 영웅의 얼굴에 상처를 내선 안된다는 나름대로의 신중함 사이에서 사흘째 번민했습니다.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이 글을 꼭 써야 하는 게 애국이라고 결심했죠. 굳이 저의 경력을 언급하려는 게 아닙니다. 안 박사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진정성과 호소력을 갖춰야 한다는 소견에서 저에 대해 먼저 말하려 합니다. 민망합니다만. 대학 4학년 2학기, 26살에 신문사에 들어와 국회출입기자증 받은 뒤 올해 30년-정치부 기자… 정치담당 논설위원 13년째 파란만장한 권력사를 관찰하고 있죠. 대한민국 수재, 돈 많이 번 사람, 입지전적으로 양명(揚名)한 사람, 이들을 꼭 패가망신의 길로 안내한 게 정치판에 발 담근 거였고, 그들의 사유세계(思惟世界)를 관통하는 저류는 신데렐라 증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든 천재의 차가운 지성에 애정어린 충고를 하려 합니다. 왜 전문영역에서 대한민국 제1, 세계 제1의 입지를 굳혔던 그들이 정치판에 들어가면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실패해 저잣거리 술안줏감이 됐을까요? 왜! 안철수보다 못해서요? 전문영역에서 성공하면 구름처럼 몰리는 인기에 매몰돼, 내가 정치하면 불멸의 정치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의욕, 이 썩은 나라를 확 바꾸고야 말겠다는 야심에 빠지더군요. 자신이 전문영역에서 성공했다해서 탁월한 정치적 능력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믿는 거대(巨大)사고! 국민이 부른다는. 그건 오만이죠. 전문영역에서 성공한 분들, 그러면서 정치 한번 하고 싶어하는 야심가들 만나보면 대단히 실망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거의 100%입니다. 우물 안 개구리구나, 경험부족·함량미달이구나! 정치로 잔뼈 굳은 정치꾼들보다 순수하고 무모하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전문영역에는 대가이지만! 정치인들을 향해 욕하는데, 그거 쉽게 욕하는 겁니다. 인간의 탐욕세계를 다루는 게 정치! 착한 사람이 아니라 악한 사람, 그것도 보통 사악해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게 정치! 연구실에 앉아 자기 머리만 쓰면 되는 천재성, 회사에서 직원들의 생사여탈권 쥐고 있다 해서 한마디 지시하면 일사천리로 통한 것 가지고 정치판에 들어가도 먹힐 무슨 대단한 정치력·리더십으로 착각해선 안되죠. 대한민국 IT영웅 안철수도 정치판에 들어가는 순간 남는 일은 자신도 실망하고 국민도 실망하게 하는 일밖에 없다고 단언합니다. 제 취재 경험이죠! 상대성이론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조국 이스라엘 독립 후 제2대 대통령 제의를 받은 사실을 알 겁니다.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한마디로. “난 인간에 대해 모른다!” 시궁창에서 연꽃 피게 하는 직업이 정치라는 걸 아인슈타인은 간파한 거죠. 아인슈타인이 안철수를 위해 준비한 명언! 왜 안철수의 IT 천재성이 정치판에서 사장(死藏)돼야 합니까? 만신창이만 되고.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충정엔 전폭 공감합니다. 그러나 IT영웅은 그 자리에 남아야 합니다. 대한민국도 이젠 각계의 영웅이 필요합니다. IT계의 ‘원로’로 성장하세요. ‘정치 불나방’들이 지금 한창 날아들어 부추기고 있죠? 20~30대 영웅이니까 한번 띄워 자신들도 인생역전하려고. ‘안철수 도박’. 헛발질이라도 해서 인기 떨어지는 순간 맨 먼저 도망칠 사람들―정말 권력 무상, 염량(炎粱)한 게 정치꾼들임을 모르죠? 물리쳐야 합니다. 무소속 출마? 그 엄청난 선거자금, 검은돈 받지 않으면 불가능! 검찰청 앞에 선 안철수, 상상해 봤나요. 남 얘기 아닙니다! 사생활은 낱낱이 공개되고. 영웅→정치꾼으로의 전락, 눈에 선합니다. 안철수에 환호하는 20~30대의 눈망울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안철수 팬 여러분에게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단테의 말을 전해주세요. “그대의 길을 가라. 남들이 무엇이라 하든 내버려 둬라(Follow your own path, and let the others talk.)” 그게 안철수의 길, 안철수를 지킵시다. 안철수는 대학에서 밤 새우며 후학을 키우는 게 더 애국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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