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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당신은 나의 찔레꽃 본문
정 홍 자
찔레꽃머리 어느 날
또다시 못 만날까 조바심 내며
단숨에 달려 간 그 곳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은 찔레꽃나무 한 그루 있다.
보릿고개 허기진 배 채우라며
연초록 팔 벌려 내어 준
보드랍고 달착지근한 새순처럼
노릿노릿 구수한 누룽지 내밀던 연분홍 찔레꽃
가시밭 같은 시집살이
서러운 밤이면
찔레꽃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며
초록 눈물 감추던
달빛 서러운 하얀 찔레꽃
투박한 거친 땅에서
가시로 받쳐 든 잎새 피우며
모진 세월마다 않고
꽃향기 축제에 신바람 난 빨강 찔레꽃
얽히고설킨 지난날의 생채기조차
사랑의 열매 고결한 빛 담아
송두리 째 주고 싶어 안달 난 나의 찔레꽃
순결한 꽃빛 속
노란 꽃수술처럼 새겨진 그 이름
허공을 향해 외치는 외마디 절규
당신은 나의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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