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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당신은 나의 찔레꽃 본문

글쓰기 활동

당신은 나의 찔레꽃

세상과 연애하다 2023. 1. 28. 18:21

  정 홍 자

 

찔레꽃머리 어느 날

또다시 못 만날까 조바심 내며

단숨에 달려 간 그 곳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은 찔레꽃나무 한 그루 있다.

 

보릿고개 허기진 배 채우라며

연초록 팔 벌려 내어 준

보드랍고 달착지근한 새순처럼

노릿노릿 구수한 누룽지 내밀던 연분홍 찔레꽃

 

가시밭 같은 시집살이

서러운 밤이면

찔레꽃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며

초록 눈물 감추던

달빛 서러운 하얀 찔레꽃

 

투박한 거친 땅에서

가시로 받쳐 든 잎새 피우며

모진 세월마다 않고

꽃향기 축제에 신바람 난 빨강 찔레꽃

 

얽히고설킨 지난날의 생채기조차

사랑의 열매 고결한 빛 담아

송두리 째 주고 싶어 안달 난 나의 찔레꽃

 

순결한 꽃빛 속

노란 꽃수술처럼 새겨진 그 이름

허공을 향해 외치는 외마디 절규

당신은 나의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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