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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전공을 바꿔버린 엄마의 실수 본문

나의 이야기

전공을 바꿔버린 엄마의 실수

세상과 연애하다 2012. 3. 27. 13:48

나쁜 XX교수

문을 열자마자 신발도 제대로 벗지 않고 울먹이며 들어 온 소희.

얼굴도 안보고 이유를 묻는 내게

“ 팀풀 과제 내가 작성해서 나누었는데, 이름만 올려놓은 친구는 만점을 주고, 나는 C학점을 주었길래 교수님 찾아가 얘기했더니, 학점 따지러 왔느냐?” 며 야단맞았다는 얘기였다.

 

아이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한 나는

“ 평소 어떻게 했길래 교수님이 그랬는지 생각은 안하고 교수님께 그게 무슨 말 버릇이냐 ” 며 야단을 쳤다.

 

문을 확 닫고 들어가 더 크게 엉엉 울던 소희는

신문방송학과에서 경제학과로 전과 해 버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교수님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크,

내가 같이 맞장구만 쳐 주었더라면 풀렸을 것을.

 

소희는 학교에서 급하게 왔을 것이다.

이 얘기를 듣고 속상해 하며 역성을 들어 줄 엄마가 필요했을텐데.

그런 아이에게 교육한답시고 윤리 선생 같은 말로 화를 북돋아 버렸으니.

전과를 해서 두 사람에게 앙갚음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소희 어려서는 이런 상황에서 나는 화나는 대상을 그려 놓고 같이 화를 냈다. 잠시 후 화내는 내 모습을 보면서 까르르 웃고 말았었는데.

 

대학생이라는 것에 속아 그만 이성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전공까지 바꾸게 만들어 버렸다.

 

그것도 아주 교양을 갖춰 고상한 표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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