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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池淡)정홍자

부모는 평생 스승이더라 본문

나의 이야기

부모는 평생 스승이더라

세상과 연애하다 2013. 10. 11. 16:56

■ 부모는 평생 스승이더라.

 

엄마 아이 잘 키운다고 주변 칭찬이 자자했던 거 너 알어?

왠 자랑이냐구? 사실이니까...

하늘이도 아이 잘 키울 자신 있지?

사실 가장 어려운 게 자식 키우는 일이란다. 흔히 자식 맘대로 못한다는 말도 있지 않니? 경험도 없고, 해답도 없고, 죽을 때까지 끝도 없이 물어오는 인생에 대해 지켜보고 기다려주고 응원해 주면서 평생 스승이 되어야겠더라. 그러자면 먼저 모범적으로 살아야 산교육이 되고. 허튼짓 하고 싶어도 자식 무서워 못하는 게 부모란다.

하늘이와 소희 키우면서 성공 사례, 실패 사례를 들려줄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사례 1) 엄마 역할은 평생이더라.

행정원 첫 논문 쓸 때 교육 들어간 엄마한테 전화해서 서론 쓰는 거 물었잖아. 사실 엄마가 만능 박사도 아닌데 내가 초고 다듬어 주었잖아. 엄마라는 위치는 바로 그런 거 같아. 몰라도, 힘들어도, 어려워도 내 아이 앞에서는 걱정마라. 엄마가 도와줄 게. 아니 해결해 줄게. 큰소리 쳐야 하는 천하무적. 그걸 보고 자란 자식들은 부모만 곁에 있으면 세상 무서울 게 없는 거고. 어린 아이 때만 엄마 역할 있는 줄 알았는데, 평생 스승이요, 보호자라는 걸 이제 깨닫게 되었지 뭐니?

신이 수많은 사람의 기도를 다 들어 줄 수가 없어 각 가정에 어머니를 보내 보살피도록 했다는 말처럼 자녀에게 부모는 수호천사더라.

 

사례 2) 반전이야

하늘이는 4학년 때 구구단을 터득하고. 소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을 0점 맞고.

그런데 지금은 둘 다 수학을 제일 잘 하잖아? 그 공 엄마가 가져도 되지?

하늘이 4학년 때 구구단 가르치려고 온갖 노력 다했다. 방 닦으면서, 빨래하면서, 밥 차리면서, 놀면서 놀이와 게임을 통해 구구단 가르쳤잖아? 그것도 늘 칭찬하고 사기 북돋우면서. 그거 쉽지 않다. 부모 자식 관계에서는 친밀하고, 욕심이 앞서기 때문에 쉽지 않아.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지도했더니 차츰 성적이 올라가더니만, 이제는 통계를 제대로 한다며. 엄마 잘 만난 덕분이야. 사실 안상현 선생님 도움이 컸지. 고마운 마음 갖고 살거라.

 

소희는 어쩌고?

“ 엄마, 울 선생님 나빠. 어떻게 성적 관리를 했으면 모의고사 0점 맞은 거 전교생이 다 알게 됐잖아. 창피해서 어떻게 학교 다녀?”

엄마는 바빠 죽겠는데 울면서 전화 붙잡고 하소연 하는데 어이가 없더라. 소희가 부흥초 전교부회장이었잖아.

“야, 그나마 다행이다. 6학년 때 네 실력을 제대로 알았으니 대책이 가능하지, 모르면서 찍어서 성적 받다 고등학교 때 빵점 받았으면 어쩔 뻔 했어? 솔직한 점수 받았으니 다행이네.”

울던 소희 픽 하고 웃더라. 그 후부터 소희 수학 가르치는데 중점을 두었잖아. 물론 안상현 선생님 도움이 절대적으로 컸지만. 엄마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거 같다.

 

사례 3) 전공을 바꿔버린 말 실수

 

나쁜 XX교수

문을 열자마자 신발도 제대로 벗지 않고 울먹이며 들어 온 소희.

얼굴도 안보고 이유를 묻는 내게

“팀풀 과제 내가 작성해서 나누었는데, 이름만 올려놓은 친구는 만점을 주고, 나는 C학점을 주었길래 교수님 찾아가 얘기했더니, 학점 따지러 왔느냐?” 며 야단맞았다는 얘기였다.

소희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한 나는

“평소 어떻게 했길래 교수님이 그랬는지 생각은 안하고 교수님께 그게 무슨 말 버릇이냐 ” 며 야단을 쳤다.

문을 확 닫고 들어가 더 크게 엉엉 울던 소희는

신문방송학과에서 경제통상학과로 전공을 바꿔 버렸잖니?

이크, 내가 같이 맞장구만 쳐 주었더라면 풀렸을 일을.

엄마의 말 한마디가 그렇게 큰 영향을 주다니. 그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하단다.

 

 

사례 4) 소희의 시체 놀이

 

“엄마 다음 학기 휴학하고 시체놀이 할 거니까 그렇게 알어.”

‘시체 놀이가 뭔데?’

‘아무것도 안하고 천장만 쳐다보고 누워 있는 거야’

‘ 뭐???? ’

소희의 선전포고다.

“소희야, 이왕 시체놀이 할 거면 문명이 시작된 곳에서 하면 어때?”

“ 거기가 어딘데? 어떻게 하면 되는데?”

“ 여행비 먼저 벌어야지. 인도 배낭여행 어때?”

소희의 시체 놀이는 인도여행으로 바뀌었잖니?

그 경험이 소희 삶의 방향을 바꿔 놀 줄이야.

부모는 자녀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과 인생 선배로서 나침판 역할을 하더라.

 

사례 5) 소희의 첫 알바

 

소희 대학교 1학년 때 롯데 백화점 추석맞이 행사에서 첫 아르바이트 한 거 기억하지?

3일이 지난 후에는 힘들어 포기해야겠다고 하더라.

“ 엄마, 알바 시급은 쪼끔 주면서 힘든 일은 전부 아르바이트생에게 시켜.

돈 받는 만큼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니야? 쉴 틈을 안 주고 이거해라 저거해라 잡다한 일은 다 시켜”

그 말에 엄마는 이렇게 답했단다.

“소희야,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너 사업하고 싶다고 했잖아. 그런데 롯데 백화점 같은 곳에서 최고의 고객 서비스 교육도 받고, 다 차려진 사업장에서 네 실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 받고 고참들에게 일도 배울 수 있고, 거기다 알바비도 받고 얼마나 좋아. 실수해도 아르바이트생이니 만회할 수 있고. 힘들다고 불만할 게 아니라 생각만 바꾸면 감사한 일뿐인 거 같은데? 오늘부터 넌 그 매장의 사장이라 생각하고, 마음껏 매상을 올려 봐. 하는 일마다 즐겁고, 오는 손님마다 반갑고, 주변 사람들 모두가 고마울 거야.”

 

징징거리던 소희의 얼굴이 밝게 바뀌더니

“아, 맞다.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알았어 엄마 ” 하고 다음 날부터 정말 사장이라 생각하며 일했다고 한다. 정육 파트에서 일하느라 냉동고를 들락거리며 느끼던 추위도 잊고 무거운 갈비 세트도 가볍게 느껴지더라는 얘기를 하며 신나했단다.

 

구매를 어디서 해야 하는지 묻는 고객을 따라가 도와주고, 한번 만난 고객은 끝까지 따라가 불편을 해소해 주었더니, 매상도 오르고 주변 칭찬도 자자했다며 자랑이 늘어졌어.

 

부모는 이렇게 평생 스승이더라. 어릴 때만 부모가 필요한 줄 알았는데 살아가면서 쭉 스승이고 보호자더라. 그러니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어렵겠니?

내 사위와 딸은 좋은 부모, 지혜로운 부모됨을 착실히 준비할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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