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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홍 사연

세상과 연애하다 2023. 1. 28. 18:37

영산홍 사연

 

정홍자

 

 영산홍 빛 젊은 날의

엄마의 화무십일홍

17살 아부지 만나 6남매 낳았다며

수줍은 새색시인양 두 볼 붉어지며 추억 내비칠 때

백수(白水)의 마음 담은 백수(白壽)의 우리 엄마

“느그 아부지는 뭐하시는지 왜 날 데리러 안 온 디아”

백수(白壽)가 왠 말이냐 노래처럼 되읊으신다.

 

모정(母情)도 덮쳐 버린 코로나

영산홍 꽃 피고 지고 다시 핀 5월에

흰철쭉 꽃빛 머리에 인 두 남매 바라보며

앙상한 손 내밀며 눈가 붉어지신다.

 

물여울 잔잔한 반월 저수지 물새 한 마리

홀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외로운 사연들

떠난 님 만나는 날 조근조근 들려주려

새빨간 영산홍 붉게 타오르는 꽃빛에

한 잎 두 잎 겹겹이 설레임 새기신다.

 

- 요양원에 엄마를 만나고 오는 5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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