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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활동

야 초 (野 草)

세상과 연애하다 2023. 1. 28. 18:39

야 초 (野 草)

 

정 홍 자

 

 

세상에 저절로 나는 생명이 어디 있으랴

거슬러 올라가면

나의 조상의 조상이

하늘과 바람과 햇빛의 정기를 받고

온 혼을 다해 오늘에 이르렀거늘

 

세상에 귀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 있으랴

금수저 흙수저 환경이 다르다고

존귀함까지 다르겠는가?

태어난 환경이 척박하나

한 하늘 아래 살고 있거늘

화초보다 못한 생명이라 어찌 말하겠는가?

 

세상에 이름 없는 생명이 어디 있으랴

들판 산등성이에 널브러져

아무렇게나 산다하여 야초라 부르지만

오늘 그대가 나를 위해 이름 붙여 준다면

훗날 누군가는 나의 이름을 불러 줄 것을.

 

세상에 야초 없이 화초가 빛날 수 있으랴

보이지 않는 후미진 곳에

거친 생명력으로 살아가지만

그대 내가 있어 빛난다는 것 쯤 알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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